최근의 대한민국 청년들에게는 고민이 많습니다. 헬조선이라는 말이 유행어가 될 정도로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도 적지 않죠. 물론 더 힘든 시기를 사셨던 분들에게 이들의 불만은 그저 배부른 소리에 불과할 지도 모르겠지만 청년들이 진지하게 고민하고 희망하고 실패하고 또 다시 고민하는 과정을 함부로 가볍게 치부하는 것 또한 피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런 청년들로 하여금 마음껏 자신을 펼칠 수 있게 해주는 편안한 곳에 다녀왔습니다.
바로 서울시에서 청년활동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21세기의 청년들을 위해 준비한 무중력지대입니다. 그 이름은 말 그대로 중력이 없는 곳, 보다 자유로운 곳을 뜻하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서울시의 무중력지대는 두 군데가 있습니다.
우선 청년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무중력지대 대방동이 있습니다. 1, 2층으로 나뉘어져 있고 좀 더 규모가 큰데, 대방동은 학원가로 유명한 노량진에 가깝다는 걸 생각해 보면 그 목적이 이해가 갑니다. 핑구야날자 님의 소개 포스트도 한번 참고해 보시기 바랍니다.
또 하나는 성장하는 청년 직장인을 위한 무중력지대 G밸리입니다. G밸리는 아시겠지만 금천구 가산동입니다. 가산디지털단지의 젊은 직장인들을 염두에 두고 자리를 잡은 듯 합니다. 제가 이번에 방문한 곳이 바로 이곳이죠.
무중력지대 G밸리를 찾아가는 방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1/7호선 가산디지털단지 역에서 내리면 됩니다. 7호선 6번 출구나 1호선 8번 출구를 통하면 바로 우림라이온스밸리로 연결되는데,
바로 6층 612호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찾아가는게 전혀 어렵지 않습니다.
원래 업무 때문에 이 건물을 방문해 본 적은 적지 않지만 무중력지대가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수많은 사무실 속에서도 다른 모습으로 이렇게 따뜻하게 맞이해 주는군요.
기본적으로 무중력지대는 청년들을 위한 공간이죠. 그렇기 때문에 장소에 대한 대여도 가능합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드디어 들어가 보겠습니다.
처음 반겨주는 건 바로 궁금한 분들을 위한 안내서. '무중력지대를 여행하는 G밸리 청년을 위한 안내서'라면 이거 유명한 SF인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의 패러디 맞죠?
그렇다고 들어가기 전에 안내서를 전부 읽어야만 되는 건 아니고 벽에도 처음 온 분들을 위한 이야기들이 친절하게 써 있습니다.
문 밖에서 보니 이미 사람들이 무언가 열중하고 계시네요. 조용히 문을 열고 들어가 봤습니다.
우선 멤버십 존이라고 하는 다양한 소식을 전하는 곳이 있습니다. 여러 곳에서 온 카탈로그나 건의함 등도 있고
무중력지대 G밸리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 현황도 알 수 있네요.
건의함은 물론이고 많은 잡지와 최저임금에 관한 책자, 독립출판물까지 비치되어 다양헤게 활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무중력지대 G밸리의 이용 안내를 겸한 재미있는 영역입니다.
무중력지대 G밸리는 이렇게 크게 다섯 종류의 공간으로 나눠져 있습니다. 나중에 다시 설명드릴테니 나눠져 있다는 것만 알아두시면 됩니다.
이것만 지켜주시면 무중력지대 G밸리를 이용하는 데에는 큰 지장이 없을 듯 합니다.
대형 디스플레이를 서울시 일자리 카페 화면도 준비되어 있군요. 물론 앞에서도 말했듯이 G밸리의 무중력지대는 청년 직장인 위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곳은 협력 지대(Work Zone)입니다. 자신의 업무나 다른 이들과의 협력을 통해 일을 해결해 나가는 곳입니다. 저런 식으로 면벽하면서 집중할 수 있고 오각형 테이블 위에서 다른 동료들과 논의하며 진행할 수도 있겠죠.
고성능 복합기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알아서 돈내고 쓰시는 거지요. 요금은 저렴합니다.
이곳은 창의지대(Multi-Purpose Zone)입니다. 무중력지대 G밸리에서 가장 넓은 영역을 차지하는 이곳은 그에 걸맞게 많은 이들과 함께 하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이 공간에서 강연이나 영상의 상영회도 진행할 수 있고
회의실도 분리된 공간에서 이용 가능합니다. 돈은 내셔야 해요.
회의실에서 식사도 가능합니다!
상당히 넓죠. 잘 기획한다면 소규모의 공연도 가능할 정도입니다. 그리고 저 멀리 보이는 천막.
잘 보이실지 모르겠는데 정신과 시간의 방입니다. 저 안에 들어갔다 나오면 머리가 금발이 되고 굉장히 강해질 것 같습니다.
보드 게임도 할 수 있습니다.
자, 다음은 바로 상상지대입니다. 한마디로 작은 도서관이라고 부르면 좋을 법한 공간입니다만 이 상상지대는 보통 도서관의 격식 같은 거 없이 최대한 편하게 책을 볼 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 바닥에도 의자보다는 쿠션을 놓았네요.
300여권의 장서가 준비되어 있다고 하는데 이런 진지한 책들도 있고,
만화책도 있군요. 언제적 슬램덩크가 여기에 건재합니다. 미생도 보이는군요. 미국 만화인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도 있네요. 심지어 제가 아는 분이 쓴 책도 보입니다.
무중력지대답게 상상지대를 발전시키기 위한 청년들의 의견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책 속에 숨어있는 책갈피를 찾으면 마음껏 가져갈 수 있군요.
자, 무중력지대 G밸리의 가운데 부분으로 와 봤습니다.
태양계의 중심에는 태양이 있지만 무중력지대 G밸리의 중심에는 공유부엌이 있습니다. 예, 말 그대로 부엌입니다.
컵은 물론이고 다양한 식기가 준비되어 있으며 차도 마실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바 형태로 되어 있어서 가운데에서 간단하게 음식을 조리하고 나눠 먹을 수도 있습니다.
무중력지대 G밸리에 오시면 레스토랑 주인이라던가
카페 주인이 된 기분을 느껴볼 수도 있겠습니다. 무중력커피를 만들며 잠깐 공유가 되어봅시다.
조리를 위한 인덕션도 있습니다. 고기나 생선을 구울 수도 있지만 냄새나 소리로 주변 분들에게 지나친 폐를 끼치지는 말아야 하겠죠. 식사 시간 정도에는 괜찮은 듯 하네요.
분리수거 잘 하시지 않으면 성지영 양이 찾아갈지도 모릅니다.
자, 먹었으니 이제 쉬면 좋을 듯 한데, 무중력지대 G밸리의 휴식지대가 여러분을 맞이합니다. 저 커튼 안에는 누울 수 있는 침상이 있어요.
따뜻하게 덮을 수 있는 담요도 제공됩니다.
요 너머에도 좀 더 넓게 있네요. 물론 여성과 남성 서로 다른 공간으로 분리되어 있으니 안심하시기 바랍니다.
사물함도 준비되어 있군요.
야마하의 스피커는 듣기 좋은 음악을 보내줍니다.
무중력지대 G밸리 운영진의 센스가 돋보이는 멘트가 벽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돌아보면서 계속 감탄하게 됩니다.
지음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커뮤니티 또한 운영 중입니다. 무중력지대 G밸리는 커뮤니티 활동을 하기 정말 좋은 환경입니다.
자, 이제 정리할 시간입니다. 무중력지대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만 해도 글쓴이는 도대체 뭐 하는 곳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흔히 말하는 전시행정이나 세금을 낭비하는 곳이 아닐까 우려한 것도 사실입니다만, 제 걱정은 기우였습니다.
다 돌아보고 나니 무중력지대 G밸리는 단순한 전시용의 공간이 아닌, 진정 청년들을 위한 장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무중력지대에 와서 놀 수도 있고 쉴 수도 있지만 특히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청년들을 위한 준비가 잘 되어있었습니다. 그만큼 구석 구석 많은 연구와 배려를 통해 꾸며진 흔적이 많더군요.
무중력지대 G밸리는 청년들이 부담없이 찾아와 자신의 목표를 위해 열정적으로 매진하고 가끔은 쉬기도 하고 다른 이들과의 소통을 통해 한단계 더 나아갈 수 있도록 최대한 편안하게 만들어 둔 공간이었습니다. 물리적인 편안함 뿐만 아니라 그 안의 운영 원칙까지도 최대한 자율에 맡기고 알리는 내용 하나하나도 친숙함과 함께 위트가 살아있어 더 좋았고요.
그 결과는 무중력지대 G밸리를 방문하는 청년들의 열화와 같은 반응을 보면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저도 서울 뿐만 아니라 전국에 무중력지대가 생기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여기 실린 사진만 보시고 평소에도 사람들이 별로 안 오는 거 아닐까 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그럴 리가 없죠. 취재를 위해 방문한 날이 추석 연휴 전날인지라 사람이 적을 뿐이고 평소에는 그야말로 바글바글하다고 합니다. 하루 평균 무려 200여명의 청년들이 이용해서 자리도 부족한 날이 많다니 가보고 싶으신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무중력지대 G밸리는 평일에는 아침 8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하고 토요일에는 오후 5시까지 합니다.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쉽니다.
- 무중력지대 공식 홈페이지 : http://youthzone.kr/
- 무중력지대 G밸리 e-mail : gvalley@youthzone.kr
서울미디어메이트 한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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