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술국치일에 만난 '기억의 터'...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
서울미디어메이트 지혜영
여러분은 8월 29일이 어떤 날인지 아시나요?
바로, 지난 1910년 8월 29일은 일제가 강제로 체결한 한일합병조약을 공포하고 우리의 국권을 상실한 치욕의 날, '경술국치(庚戌國恥)일'입니다. 서울 남산공원에는 일제의 한일합병 조약이 강제 체결되며 식민시대가 시작된 바로 그 곳, 통감관저터가 자리잡고 있는데요, 106년전 우리의 뼈아픈 역사를 되새기고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을 기억하는 추모공간 '기억의 터'가 조성되어 시민들을 처음 만났습니다.
그 제막식 현장을 제가 직접 찾아보았는데요, 우리 역사 치욕의 공간이 뜻깊은 역사의 현장으로 재탄생하게 되었다는 사실에 가슴마저 먹먹해졌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길원옥 할머니와 많은 관계자들이 참석해 그 뜻을 함께 했는데요, 김복동 할머니께서는 "다시는 이런 가슴 아프고 슬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나라의 힘을 길러야 한다"며 "일본의 금전적인 배상에 앞서 진심어린 사죄가 있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씀하셨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기억의 터’에는 <대지의 눈>, <세상의 배꼽> 두 작품이 설치되고, 기존의 ‘통감관저터 표지석’ 과 ‘거꾸로 세운 동상’이 함께 어우러져 역사적 의미를 더했는데요,
특히 '대지의 눈'에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 247명의 성함과 함께 할머니들의 증언을 시기별(끌려가던 순간-위안소에서의 처절한 삶-해방 후 귀국, 귀향하던 때-반세기의 침묵을 깬 그 이후 인권활동가로서의 새로운 삶)이 새겨져 있고 故김순덕할머니의 작품 “끌려감” 이 함께 새겨져 할머니들의 아픈 역사를 더욱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번 기억의 터 조성에는 범국민 모금운동 ‘기억의 터 디딤돌 쌓기’를 통해 초등학생부터 위안부 피해 할머니, 단체 등에 이르기까지 1만 9,755명이 모금에 참여해 힘을 실었다고 하는데요,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 된다”라는 글귀처럼 우리 모두가 가슴 속 깊이 기억하고 또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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