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고가도로가 '서울로7017'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한다. 안정성 문제로 철거 결정을 내렸던 서울역 고가가, 보행길로 재활용 된 것이다.
5월 20일 정식 개장하는 '서울로7017'은 크게 17개의 접근로를 가지고 있다. 접근로는 퇴계로, 남대문시장, 대우재단, 서울역광장, 공항터미널, 서소문공원, 만리동, 중림동 등이다. 따라서 기존에 숭례문 쪽에서 만리동 쪽으로 넘어가려면 빙빙 둘러서 길을 건너고 서울역을 지나고 오르락 내리락 해야 했지만, 이제 서울로7017이 개통되면 한번에 쭉 걸어서 갈 수 있게 됐다.
서울로7017은 서울역 고가(서울역 고가도로)를 공원처럼 재활용했다고 해서 '서울역 고가공원'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아무래도 공원이니까 공원이라는 이름이 붙는 것을 친숙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고가공원이라고 하는 게 기억하기 쉽기도 하다.
어쨌든 정식 명칭은 서울로7017. 7017은 서울역 고가가 70년에 만들어졌고, 17년에 재탄생했다는 의미를 가진다. 또한 17개의 사람길(접근로), 17미터 높이의 고가를 의미하기도 한다.
퇴계로 쪽에서 서울로7017 사람길을 올라가본다. 정식 개장일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 이런저런 작업들이 한창이었다. 퇴계로 쪽 길은 고가가 아니라서 바로 옆으로 차들이 지나다녔다. 하지만 대우재단 빌딩 쯤에서 슬슬 고가로 올라가면 차도와 완전히 떨어지게 된다.
호텔마누와 대우재단 건물 쪽으로 통로가 나 있었다. 둘 다 길을 걷다가 들어가서 카페나 화장실을 이용하는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텐데, 특히 대우재단 쪽 건물을 통하면 남산으로 올라가기가 조금 편해진다. 이것 외에 다른 건물들과도 연결할 게획이 있다고 하니, 정식 개통하고 나서도 조금씩 길이 변하지 않을까 싶다.
길 위에는 큰 원형화분들이 놓여 있었다. 서울로7017 전체에 총 645개의 원형화분을 설치했다 한다. 다양한 종류의 식물들을 심어놓아 관찰하는 재미를 부여했다.
고가 한가운데 쯤에선 서울역 일대를 내려다 볼 수 있다. 서울역 광장이나 퇴계로 방향 등에는 엘리베이터도 설치돼 있다. 특히 남산육교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도 있어서, 서울로7017을 쭉 걸어서 남산이나 한양도성으로도 갈 수 있다.
슈즈트리가 있는 곳 쯤에 전망카페가 있다. 원형으로 된 건물 위로 올라가서 주변을 둘러볼 수 있다. 크게 높지 않아서 별로 기대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2미터 조금 넘게 올라가니 보이는 모습이 또 달랐다. 옥상 면적이 좁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 올라가는 데만 한참 줄을 서야 할 듯 싶다. 여기서 줄을 서면 통행에 방해가 되기도 할 테고.
사실 서울로7017은 전체적으로 보행 통로가 좁은 곳이 많아서,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 꽉 막혀서 오도가도 못 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겠다. 아무래도 개장 초기에 사람 많이 몰릴 때는 피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마침 찾아간 날이 비가 쏟아질 것 처럼 우중충한 날이라서 사진도 다 흐릿하다. 그래서인지 콘크리트가 부각되어 좀 우울한 느낌이 많이 든다. 그래도 제대로 개장하고나면 그럭저럭 괜찮지 않을까. 아무래도 빛 들어오게 꾸며놓은 모습이나 주변 풍경들을 보면, 낮보다는 밤이 더 아름다울 듯 싶다.
> 서울로7017 - 퇴계로, 서울역, 만리동을 잇는 도보 여행길
서울미디어메이트 송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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